“상장 흥행보다 더 뜨거운 건 한국 투자자 무배정 논란”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9.22% 오르며 성공적인 증시 데뷔를 알렸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주가 상승보다 공모주 배정 결과에 더 크게 쏠렸다.
일본에 장기 체류 중인 32세 한국 국적 투자자는 미즈호증권을 통해 3주, 405달러 상당의 공모주 청약에 성공했지만, 정작 한국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미래에셋증권 배정 물량은 최종 0주로 끝났기 때문이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2조1046억 달러, 약 3200조 원으로 언급되며 글로벌 투자 열기를 증명했지만, 국내에서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이 먼저 번졌다.
특히 투자설명서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단으로 231만4815주, 공모가 기준 3억1200만 달러, 약 4700억 원 규모를 맡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던 만큼, 최종 무배정 결과가 투자자들에게 더 큰 허탈감을 남겼다.
일본 62억 달러, 한국 5억 달러의 온도 차

이번 배정 논란의 핵심에는 국가별 청약 수요 차이가 놓여 있다. 일본 투자자들의 주문 금액은 62억 달러에 달했고, 미즈호증권의 예상 배정액은 3억1200만 달러, 예상 경쟁률은 19.87대 1로 언급됐다.
반면 한국 청약 금액은 5억 달러 수준에 그쳤고, 예상 경쟁률도 1.60대 1로 낮게 나타났다. 결과는 더 극명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실제로 22억 달러를 배정받았고, 이는 예상 배정액의 7배를 넘는 규모로 정리된다.
반대로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설명서에 이름과 물량이 기재됐음에도 최종 배정 단계에서 골드만삭스에 의해 제외되며 0주를 받았다. 글로벌 공모주 배정이 단순한 문서상 예정 물량보다 실제 청약 열기와 수요 신호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 드러난 대목이다.
제도 미비와 당국 제동이 만든 국내 투자자 소외

국내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공모주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배경에는 제도적 한계도 있다. 국내 일반 투자자는 미국 주식 직접 공모주 청약 경로가 제한돼 있고, 이번 청약 역시 전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정리된다.
여기에 원화값 약세 우려로 당국의 제동이 걸리며 한국 청약 금액은 당초 대비 30% 수준으로 축소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은 공격적인 청약 수요를 보여준 반면, 한국은 제도 미비와 수요 축소가 겹치며 글로벌 배정 경쟁에서 존재감이 약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미래에셋증권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투자자가 해외 초대형 공모주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충분한지에 대한 질문까지 이어진다. 일본 체류 한국 국적 투자자가 3주를 받은 사례가 더 크게 회자되는 것도, 한국 안에서는 같은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ETF와 펀드까지 흔든 0주 배정 후폭풍

미래에셋증권 무배정은 개인 투자자들의 실망에 그치지 않고 국내 운용사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줬다. 스페이스X 공모가 물량 확보를 기대했던 ETF와 펀드 운용사들은 배정 실패 이후 상장 후 시장에서 직접 매수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AI액티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 등이 관련 운용사로 언급됐고, 공모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매입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미래에셋그룹 미국 법인이 현지 기관투자자로 4000억 원에서 5000억 원 규모를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와 미국 현행 규정상 이를 국내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것은 위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 상장 흥행은 분명했지만,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주 0주라는 결과와 해외 공모주 접근성의 한계를 동시에 확인한 사건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