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는 누구에게?”… 교통위반한 자율주행차, 빈 운전석 뒤의 책임

“차가 알아서 달렸다면, 책임도 사라질까?”

경찰관이 운전석 창문 옆에서 운전자에게 단속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
경찰 단속 / 사진=유튜브 대전경찰청

경찰이 차를 세웠는데 운전자는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미국 콜로라도주 파커에서 공개된 테슬라 단속 사례다. 경찰은 제한속도 45mph 구간에서 64mph로 달린 차량을 세웠고, 운전자는 운전 보조 기능이 작동 중이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각각 시속 약 72km와 103km에 해당한다. 파커 경찰의 설명은 운전 보조 기술을 켜도 안전 운행에 대한 운전자 책임이 남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 차량처럼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경우와, 운전석이 빈 로보택시의 위반은 처분 대상을 연결하는 방식이 다르다.

자동차가 신호나 제한속도를 어겼다는 사실만으로 책임 주체를 하나로 정할 수는 없다.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기능인지,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운행인지, 해당 지역의 법이 누구에게 의무를 부과하는지가 함께 작용한다. 본문의 경찰·차량 사진은 미국 단속 사례를 촬영한 현장 사진이 아니다.

FSD 감독형과 무인차, 운전석부터 다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시험 운행 중인 센서 장착 아이오닉 5 자율주행 차량
아이오닉 5 자율주행 시험차 / 사진=현대차그룹

테슬라는 FSD(Supervised) 공식 안내에서 운전자가 계속 주의를 기울여 감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기능은 차량을 완전한 자율주행차로 바꾸거나 운전자를 대체하지 않는다. 기능을 켰는지와 관계없이 차량 속도와 제어에 대한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고 명시한다. (2026년 10월 6일 확인)

시스템이 조향하거나 가속했다는 주장만으로 감독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운전자에게 정차를 지시하고 위반 사실을 알릴 수 있다는 점도 무인 운행과 다르다. 이 설명은 감독형 운전 보조에 관한 것으로, 모든 자율주행 기술과 운행 형태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구분감독형 운전 보조무인 운행
운전석감독할 운전자 탑승운전자 부재
현장 연락운전자에게 직접 지시사업자와 연락·차량 통제
책임 판단운전자 의무와 시스템 작동관할 법과 등록·운영 주체

웨이모를 세운 경찰, 사업자 연락이 필요했다

야간에 경찰관이 정차한 차량을 단속하는 모습
야간 경찰 단속 / 사진=경찰청

2024년 6월 19일 피닉스에서는 웨이모 차량이 공사구간 인근 반대편 차로로 들어가 경찰에 정차당했다. 경찰관은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차량에서 지원 담당자와 연락했다. 웨이모는 공사 표지가 일관되지 않아 반대 차로에 잠시 진입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회사의 해명이며 독립적인 조사로 확정된 원인과는 다르다.

당시 현장에서 위반 통지를 받지 않았다는 처리 결과를 미국 전체의 처벌 불가로 읽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운전자에게 딱지를 전달하지 못한 상황과, 법에 사업자 책임을 물을 근거가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다른 주의 법률이나 이후 마련한 제도까지 한 사건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6년 9월에는 덴버의 사우스 펄 스트리트 파머스 마켓에 웨이모가 진입한 사례도 있었다. 장터가 개장 준비 중일 때 진입 제한 공간 안으로 들어가 관계자들이 차량을 밖으로 유도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람이 없는 차량에 누가 정차와 이동을 요구할지라는 현장 문제가 남았다.

웨이모의 정차·경찰 대응 안내는 경찰과의 상호작용으로 운행이 중단되면 지원팀에 알리고 차량 스피커나 전화로 연락한다고 설명한다. 빈 운전석을 확인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사업자와 차량을 연결하는 절차다. 연락과 안전 통제는 위반 이후 법적 처분에 앞서 현장에서 필요한 대응이기도 하다. (2026년 10월 6일 확인)

애리조나는 제출 주체, 캘리포니아는 제조사 통지

운전 보조 기능 시연 중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운전자와 차량 실내
운전 보조 기능 시연 / 사진=현대차그룹

애리조나 법 ARS 28-9702는 자동주행시스템이 작동할 때 교통법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목적상 시스템을 운전자 또는 운행자로 취급한다. 동시에 무인 운행 관련 서면을 제출한 주체에게 차량의 교통법 위반에 따른 통지나 적용 가능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소프트웨어를 운전자로 본다는 규정과, 실제 처분을 받을 법적 주체를 연결해 둔 구조다. (2026년 10월 6일 확인)

캘리포니아는 DMV의 자율주행차 규정 위반 통지 안내에 따라 2026년 7월 1일부터 경찰이 관찰한 위반 혐의를 자율주행 기술 제조사에 통지하는 절차를 적용한다. 제조사는 수령 후 원칙적으로 72시간 이내, 우선 심사 표시가 있으면 24시간 이내에 통지를 DMV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무인 시험·운행허가의 제한이나 정지,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통지는 한국의 과태료 고지서나 운전자에게 부과하는 범칙금과 동일한 처분이라고 볼 수는 없다. DMV는 2026년 4월 28일 발표한 규정에서 안전을 위해 운행 지역과 속도, 차량 대수, 날씨 조건 등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반 사실을 제조사와 감독기관에 전달하는 절차와, 그에 따른 감독 조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 면허에 부과하는 벌점을 소프트웨어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 대신 법은 통지를 받을 주체와 자료 제출 의무, 운행허가 감독 등 다른 수단을 연결할 수 있다. 두 주의 제도만 비교해도 미국 무인차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처분받는 것은 아니다.

한국도 신호·속도 위반 과태료 규정이 있다

도로변에 세워진 경찰 도색의 현대 아이오닉 5 차량
아이오닉 5 경찰차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국의 모든 교통위반 처분이 현장에서 운전자를 특정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 제160조 제3항은 일정한 위반 사실이 사진·영상기록매체 등으로 입증되고, 범칙금 통고처분을 할 수 없는 경우 등에 고용주등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구조를 두고 있다. 대상 조문에는 신호 관련 제5조와 속도 관련 제17조 제3항도 포함된다. (2026년 7월 1일 시행 법령, 10월 6일 확인)

여기서 고용주등은 회사 대표만 뜻하지 않는다. 제56조 제1항에 따라 운전자를 고용한 사람, 운전자나 차량을 관리하는 지위의 사람, 차량의 사용자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주차위반만 가능하고 운전자를 현장에서 찾지 못한 주행 중 위반은 전부 처분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존 과태료 규정만으로 모든 무인차 위반의 제조사나 개발사가 자동으로 처분 대상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위반 유형과 입증 자료, 운행 형태, 해당 주체가 조문상 요건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적용 판단이 달라진다. 제160조 제4항에는 도난 등 부득이한 사유나 운전자가 이미 해당 위반으로 처벌받은 경우처럼 과태료처분을 할 수 없는 예외도 있다.

교통위반 처분이 사고의 손해배상 책임까지 자동으로 정하는 것도 아니다. 차량의 기술적 안전 관리, 교통법 위반의 처분 대상, 사고 배상은 각각 적용 근거가 다르다. 무인차의 책임체계에서는 위반 당시 시스템 작동 기록과 사업자 연락망, 안전하게 정차·이동시킬 절차가 서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개미오토의 정리

운전 보조를 켰다는 이유로 운전자의 감독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운전석이 빈 차량은 관할 법이 정한 사업자 등과 위반 사실을 연결하는 절차가 필요해요. 과태료와 위반 통지, 운행허가 제재, 사고 배상을 나눠 보시면 자율주행차의 책임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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