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은 끝났는데, 증명은 또 해야 하나요?”
긴급출동을 마친 소방관서에는 도로 위에서 찍힌 속도·신호위반을 설명하는 일이 남기도 한다. 출동일지와 의견진술서를 내고 경찰 심의를 거쳐야 과태료 면제를 받을 수 있어서다. 2021년부터 2026년 7월까지 전국 소방차량에 대한 사전통지는 20만8213건, 이 가운데 면제된 건은 20만4612건으로 98.3%였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아 10월 5일 공개한 자료의 수치다. 20만건을 넘는 숫자가 실제 부과 건수나 미납 건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면제되는 통지를 처리하면서 소방과 경찰이 각각 어떤 업무를 맡는지가 이번 자료의 쟁점이다.
사전통지와 실제 부과의 차이

무인카메라가 기록한 차량에 대해 경찰이 먼저 과태료 부과를 사전 통지하면, 소방관서가 당시 긴급출동이었다는 사실을 소명한다. 통지가 왔다는 것과 과태료를 최종적으로 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단계다. 면제율 98.3%는 이 절차를 거친 결과를 보여준다.
전체 사전통지에서 면제 건수를 빼면 3601건이 남는다. 자료에서 실제 부과 비율은 약 1.7%로 설명하지만, 이 숫자로 납부 여부까지 알 수는 없다. 모든 통지를 긴급출동에 부과한 과태료로 묶거나 남은 건수를 미납으로 읽으면 통계의 성격이 달라진다.
높은 면제율에도 업무는 남는다. 소방관서는 출동 증빙을 준비하고 경찰은 이를 접수해 판단해야 하므로, 최종 면제된 건에서도 행정 절차가 발생한다. AI 이미지 속 안내문의 날짜와 금액은 설명을 위한 표현으로 이번 통계의 실제 처분 내용이 아니다.
4년간 2.3배 늘어난 통지

연간 사전통지는 2021년 2만949건에서 2025년 4만7241건으로 약 2.3배 늘었다. 2026년에는 7월까지 3만870건으로 이미 2021년 한 해의 건수를 넘었다. 다만 올해 수치는 7개월치이므로 연간 통계와 기간을 맞춰 읽어야 한다.
| 연도 | 사전통지 건수 |
|---|---|
| 2021년 | 2만949건 |
| 2022년 | 3만2251건 |
| 2023년 | 3만6447건 |
| 2024년 | 4만455건 |
| 2025년 | 4만7241건 |
| 2026년 1~7월 | 3만870건 |
차량별로는 구급차가 14만2638건으로 68.5%를 차지했다. 기타 차량 2만8896건, 펌프차 2만2313건, 구조차 1만4366건이 그다음이었다. 단속 유형은 속도위반 11만5842건과 신호위반 9만102건에 집중됐다.
속도·신호위반은 전체 사전통지의 약 98.9%다. 이는 통지의 구성을 보여주는 비율이며, 전체 출동 중 몇 퍼센트가 단속됐는지는 출동 횟수가 있어야 계산할 수 있다. 올해 7월까지의 통계를 연말 확정 건수로 늘려 잡는 것도 어렵다.
출동일지 제출과 면제 심의

소방관서는 출동일지와 운전면허증 사본, 의견진술서 등으로 당시 출동 상황을 설명한다. 경찰은 과태료 면제심의위원회에서 긴급출동 여부를 살피고 면제를 결정한다. 카메라에 찍힌 운행과 실제 출동 목적을 연결하는 순서다.
경찰청 자료의 같은 기간 긴급자동차 전체 면제 신청은 29만7929건이며, 전국 경찰서의 면제심의위원회는 1만9448회 열렸다. 소방차량만의 사전통지 20만8213건과는 집계 대상·항목이 다르다. 위원회 개최 횟수를 소방차량 한 대당 심의 횟수나 출동 횟수로 바꿔 읽을 수도 없다.
도로교통법 제29조는 긴급하고 부득이한 경우 정지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운전자가 교통안전에 특히 주의하도록 규정한다. 긴급차량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같은 특례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출동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와 긴급주행 중 안전 의무를 함께 봐야 한다.
출동정보 연계와 남겨둘 심의

황희 의원이 제안한 방향은 소방 출동정보와 경찰 단속정보를 연계하는 것이다. 긴급출동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차량의 소명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긴급 운행 중 위반에는 책임을 묻자는 취지다. 자동 면제 제도의 시행이 확정됐다는 발표와는 구분된다.
기관 간 출동 기록을 대조할 수 있다면 소방관서가 같은 사실을 별도 서류로 다시 설명하는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 경찰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과 추가 판단이 필요한 건에 업무를 나눌 수 있다. 다만 어떤 정보로 확인하고 불분명한 건은 어떻게 처리할지는 개선 과정에서 정해야 할 문제다.
줄일 대상은 긴급출동 여부를 가리는 기준 자체보다 확인된 기록을 반복해서 제출하는 과정이다. 98.3%라는 면제율만으로 모든 소방차량 통지를 없애자는 결론까지 내릴 수는 없다. 출동 사실이 명확한 건의 처리를 단순하게 만드는 방향에서 제안의 실효성을 살펴볼 수 있다.
개미오토의 정리
20만건이 넘는 사전통지와 실제 과태료 부과는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대부분 면제되더라도 그 사이에 소방과 경찰이 맡는 서류 업무는 남습니다. 출동 기록으로 확인되는 건의 반복 소명을 줄이면서 필요한 판단과 안전 의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선 논의를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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