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을 번 시점이 아니라 순자산이 늘어난 순간”

자산소득 과세 공백을 줄이기 위한 소득세 포괄주의 논의가 국회와 노동계, 시민사회 토론회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현행 소득세 체계가 법에 열거된 소득만 과세하는 방식이라 자산 유형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는 문제가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주식이나 부동산, 비상장 주식, 금융자산, 가상자산처럼 자산 종류와 매각 여부에 따라 과세 시점과 부담이 달라졌고, 이 과정에서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에 더 넓은 과세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소득세 포괄주의는 단순히 세율을 높이는 논의가 아니라 경제적 능력 증가, 즉 순자산 증가를 소득으로 볼 수 있느냐를 따지는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 다만 미실현 이익 과세는 아직 논의 단계이며, 모든 자산 가치 상승분을 즉시 과세하겠다는 확정안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열거주의 한계가 만든 자산소득 과세 공백

현행 소득세는 과세 대상이 법에 명시된 항목을 중심으로 정해지는 열거주의 구조로 설명된다. 이 방식은 납세자가 어떤 소득에 세금을 내야 하는지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자산이나 복잡한 금융소득이 등장할 때 과세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같은 자산 가치 상승이라도 상장주식인지, 비상장 주식인지, 부동산인지, 가상자산인지에 따라 세 부담이 다르게 나타나는 점도 형평성 논쟁을 키운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국내 상장주식 개인투자자의 새로운 양도차익 과세 부담이 사라진 반면, 가상자산은 2027년 1월 1일부터 과세가 예정돼 있어 자산별 과세 기준 차이가 더 부각됐다.
토론회에서 거론된 소득적 포괄주의는 경제적 이익이 실질적으로 발생했다면 법에 하나하나 열거되지 않았더라도 과세 범위에 포함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개념이다.
미실현 이익 과세, 핵심은 즉시 과세보다 이연

가장 민감한 쟁점은 보유 자산 가치가 오른 미실현 이익을 소득으로 볼 수 있느냐다. 순자산 증가설에 따르면 자산을 팔지 않았더라도 보유 가치가 상승해 경제적 능력이 커졌다면 과세 대상으로 볼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실제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이 부과되면 납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고, 부동산이나 비상장 주식처럼 시장가격 산정이 어려운 자산은 평가 자체가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논의에서는 즉시 과세보다 자산 매각 시점까지 세 부담을 이연하고, 필요하면 이자를 부과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됐다.
고액 자산가나 특정 금융자산 보유자부터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단계적 접근도 함께 거론된다. 이는 자산 미매각을 유도하는 동결 효과와 자본 이동 저해 우려를 줄이면서, 자본소득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절충안에 가깝다.
가상자산 2027년 과세가 던진 형평성 질문

가상자산 과세는 이번 논의에서 자산소득 과세 형평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당초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가상자산 과세는 세 차례 유예됐고, 현재 기준으로는 2027년 1월 1일부터 연간 손익을 합산한 뒤 250만 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2%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방식이 예정돼 있다.
이 일정은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는 세 부담이 현실화되는 시점이지만, 다른 자본소득과 비교했을 때 왜 어떤 자산은 과세되고 어떤 자산은 부담이 작아지는지라는 질문을 다시 만든다.
한국노총 쪽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 부활, 고소득층에 집중된 비과세 감면 축소, 초고소득층 명목구간 추가 같은 주장도 제시된 것으로 정리된다.
앞으로의 핵심은 소득세 포괄주의가 실제 입법 논의로 이어질지, 미실현 이익 과세가 고액 자산가와 특정 자산부터 제한적으로 적용될지, 그리고 과세 형평성과 자본 효율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