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못한 과거 소비가 새로운 지출을”

소득이 늘었는데도 통장 잔고가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면 소비 금액만 볼 것이 아니라 집 안에 무엇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쓰지 않는 물건이 많아지면 보유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지고, 이미 있는 물건을 다시 사는 중복 소비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가정경제 컨설턴트 시모무라 시호미는 2014년부터 1000여 집의 재정 상태를 살펴본 경험을 바탕으로 집 안 정리 상태와 소비 습관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다만 물건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재정 상태를 단정하기보다, 현재 필요한 물건인지와 실제 사용 빈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냉장고와 부엌 재고부터 확인

부엌은 식품과 식기, 조리도구, 밀폐 용기처럼 같은 용도의 물건이 반복해서 쌓이기 쉬운 공간이다. 냉장고와 냉동실이 가득 차면 안쪽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유통 기한이 지난 식품을 버리면서 같은 제품을 다시 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통조림은 가족의 입맛과 조리 습관을 기준으로 자주 사용하는 2-3종류 정도만 보유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할인이나 사은품으로 받은 물건이라도 실제 사용량을 넘으면 생활비를 아낀 구매로 보기 어렵다.
부부 가구에서 텀블러를 10개 보유한 사례처럼, 개별 가격이 크지 않은 물건도 반복해서 쌓이면 보관 공간과 관리 부담이 함께 늘어난다. 부엌 정리는 유통 기한과 현재 사용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편이 낫다.
옷장과 욕실은 수량 기준을 정해라

옷장에 옷이 많아도 어떤 옷을 갖고 있는지 보이지 않으면 비슷한 제품을 다시 살 가능성이 커진다. 옷걸이 종류와 높이를 통일하면 보유 의류가 한눈에 들어와 중복 구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옷걸이 수량은 옷장 봉 길이를 2.5로 나눠 계산할 수 있다. 봉 길이가 100㎝라면 약 40개가 기준이며, 같은 종류의 튼튼한 옷걸이나 미끄럼 방지형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욕실 세제는 중성세제와 곰팡이 제거제 등 2종류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기준이 제안된다. 개봉 날짜를 표시하면 사용 속도와 다음 구매 시점을 확인할 수 있어 할인 때마다 여러 제품을 쌓아두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수건과 잡동사니는 공간 비용까지 따져봐야

수건은 가족 구성원 1인당 약 3장을 기준으로 볼 수 있다. 세탁 빈도가 낮거나 부담이 크다면 1인당 4-5장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교체 주기는 1-2년이 권장된다.
오래된 칫솔이나 사용하지 않는 운동기구, 재테크 서적, 충전기, 블루투스 이어폰, 태블릿도 실제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물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이면 이미 가진 전자기기를 찾지 못해 같은 제품을 다시 사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집 안 1평은 3.3㎡에 해당한다. 도심 집값을 기준으로 수천만원의 가치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잡동사니 보관에 사용한다면, 물건 가격뿐 아니라 줄어든 생활 공간의 가치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개미금융의 정리
집 정리는 물건을 많이 버리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겠습니다.
유통 기한, 수량 상한, 개봉 날짜와 같은 기준을 정해두면 중복 구매와 장기 보관을 줄일 수 있죠.
정리함이나 수납용품을 먼저 사기보다 현재 필요한 물건인지부터 확인해야 추가 소비로 이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