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하나로 재는 게 아니었다”

도로 위 과속 단속 카메라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차량 속도를 측정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비슷한 장비처럼 보여도 도로 아래 센서를 이용하는 루프식, 전파를 이용하는 레이더식, 빛의 왕복 시간을 재는 레이저식처럼 내부 원리는 서로 다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카메라가 보이는 지점에서만 속도를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측정 방식에 따라 감시 범위와 차량을 읽는 방법도 달라진다. 어떤 장비가 어떻게 속도를 계산하는지 알아두면 단속 장비가 단순히 사진만 찍는 카메라가 아니라는 점도 이해하기 쉽다.
도로 아래 센서, 전파, 빛의 시간을 이용한다

루프식은 과속 단속에서 오래 사용된 방식 가운데 하나다. 도로 아래에 루프 코일 2개를 매립한 뒤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만들고, 금속 차량이 지나갈 때 생기는 자기장 변화를 감지한다.
첫 번째 코일과 두 번째 코일을 통과한 시점을 각각 확인한 뒤 두 센서 사이의 거리와 통과 시간을 계산해 차량 속도를 구한다. 측정값이 규정 속도를 넘으면 번호판을 촬영하고 관련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운전자 눈에는 카메라만 보이지만 실제 속도 측정에는 도로 아래 장치가 함께 관여한다. 따라서 루프식은 렌즈가 차량을 보고 곧바로 속도를 계산하는 구조와는 다르다.
최대 4개 차로와 갓길까지 감시

루프식은 코일이 매립된 위치에서 속도를 재기 때문에 측정 지점이 정해져 있다는 한계가 있다. 코일이 없는 차선으로 움직이는 차량이나 측정 구간에서만 감속한 뒤 다시 속도를 높이는 차량에 대응하는 데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18년 레이더식 과속 단속 카메라가 도입됐다. 레이더식은 도로 안에 코일을 묻는 대신 센서가 차량 쪽으로 전파를 보내고, 차량에서 반사돼 돌아온 전파의 변화를 이용해 속도를 계산한다.
움직이는 차량에서 반사된 전파는 주파수가 달라지는데, 이 도플러 효과가 속도 계산에 활용된다. 레이더 센서 1개로 최대 4개 차로와 갓길까지 감시할 수 있어 특정 코일 위치에만 의존하는 루프식보다 다차로 환경을 넓게 살필 수 있다.
이동식 단속은 레이저 반복 발사

이동식 단속에서는 레이저 방식도 활용된다. 차량을 향해 레이저를 반복적으로 발사하고, 반사돼 돌아오는 왕복 시간을 연속해서 측정해 차량의 이동 속도를 계산한다.
레이저는 1초당 400회 이상 발사되며, 한 번의 측정값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반복 측정으로 움직이는 차량의 속도를 확인한다. 루프식이 두 지점 사이의 거리와 시간을 이용하고 레이더식이 반사 전파의 주파수 변화를 이용한다면, 레이저식은 빛의 왕복 시간 변화를 이용하는 셈이다.
같은 과속 단속 장비처럼 보여도 실제 속도를 읽는 원리는 이렇게 다르다. 측정 방식이 여러 가지인 만큼 특정 카메라 앞에서만 잠깐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개미금융의 정리
과속 단속 장비는 단순히 카메라가 차량을 찍고 속도를 추정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루프식은 도로 아래 센서, 레이더식은 전파, 레이저식은 빛의 왕복 시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장비마다 측정 범위와 방식도 다릅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의 카메라인지 구분해 대응하려 하기보다 평소 제한속도에 맞춰 주행하시는 게 가장 단순합니다.
특히 레이더식처럼 여러 차로를 감시할 수 있는 장비도 있기 때문에 카메라가 보이는 지점에서만 감속하면 된다는 생각은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