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에 800조원 반도체 기지 조성”.. 지역 테마주 급등락 주의?

“메모리 팹 4기보다 빨랐던 건 주가 반응”

호남권 반도체 생산기지
호남권 반도체 생산기지 / 사진=AI이미지

정부가 29일 호남권을 제2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광주·전남 기반 상장사들이 증시에서 강하게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총 800조원 투자, 호남권 메모리 팹 4기 구축이라는 큰 틀이 제시되자 시장은 곧바로 지역 테마주 찾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번 구상은 수도권 단일 생산거점만으로는 전력, 용수, 부지 문제를 계속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맞물려 있으며, 반도체 생산거점을 다변화하려는 산업정책 흐름 속에서 나왔다.

다만 정책 발표 자체가 곧 특정 기업의 실적 개선이나 직접 수혜를 뜻하는 것은 아니어서, 지역에 기반을 뒀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흐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호남권 제2 생산기지 공식화가 만든 기대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 사진=청와대

호남권 제2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은 단순한 지역 개발 이슈가 아니라 반도체 공장 투자와 생산거점 확대가 함께 묶인 대형 산업정책으로 해석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기업 투자 규모는 총 800조원으로 제시됐고, 호남권에는 메모리 팹 4기 구축이 계획됐다.

앞서 이달 8일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 가능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부터 광주·호남 기반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민감하게 움직였고, 29일 공식 발표를 전후로 기대감과 차익실현 흐름이 함께 나타났다.

특히 후보지 인근 부동산이나 공장 보유 가능성,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 수혜, 지역 컨소시엄 참여 관측 같은 간접 재료까지 주가에 반영되면서 반도체 본업과 직접 관련이 크지 않은 기업들도 테마주로 엮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보해양조·광주신세계·부국철강 급등락 사례

광주신세계 개발 조감도
광주신세계 개발 조감도 / 사진=광주신세계

가장 극적인 사례로 거론된 종목은 보해양조다. 보해양조는 전남 장성군 장성읍 제조공장과 부동산 보유설이 부각되며 지난 19일, 23일, 24일 각각 상한가 30%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보였고, 25일 장중 439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한가 -30%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26일에도 15.91% 급락했다는 수치와 16.9% 하락 수치가 함께 제시될 만큼 변동성이 컸고, 29일 종가는 1932원으로 급등 전 1230원보다 57% 높은 수준이었지만 장중 고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내려온 상태였다.

특히 보해매실농원이 2011년 계열 분리된 사실이 확인되며 후보지 인근 자산 기대가 약해진 점도 주가 급락 배경으로 언급됐다.

광주신세계는 24일 25.26%, 26일 29.98% 상승한 뒤 29일 0.95% 하락했고, 부국철강 역시 22일과 23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24일-26일 3거래일 급락하고 29일 다시 8% 오르는 등 테마 심리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반도체 정책과 테마주 투자는 따로 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 사진=청와대

호남권 제2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은 전력, 용수, 부지 한계에 부딪힌 수도권 중심 생산거점을 보완하고, 광주·전남을 포함한 지역경제에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정책의 방향성과 개별 기업의 실제 수혜를 구분하지 못할 때 변동성이 더 커진다.

보해양조, 광주신세계, 부국철강뿐 아니라 화천기공, 디와이에이, 서산 등 광주 반도체 공장 테마로 묶인 종목들이 언급됐지만, 모든 기업이 반도체 사업과 직접 연결된다고 볼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800조원 투자와 메모리 팹 4기라는 대형 재료가 지역 상장사 전반의 관심을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본업이나 실적과 무관한 기대만으로 따라붙는 투자는 묻지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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