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연락 끊었는데 유산 물려달라?”.. 올해 3월부터 바뀐 ‘상속법’

“상속도 이제 관계를 본다”

대가족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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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부터 유류분 제도에 중요한 변화가 생기며 상속 분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유류분은 고인이 유언이나 생전 증여로 재산을 나눴더라도 일정 상속인에게 최소한 보장되는 몫을 뜻한다.

기존에는 상속인과 망인의 실제 관계보다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식이 강했다. 예를 들어 자녀 2명과 상속 재산 10억원을 놓고 보면 자녀 1명의 법정상속분은 5억원이고, 유류분은 그 절반인 2억 5,000만원으로 계산되는 구조다.

하지만 새 제도에서는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자녀가 유류분을 잃을 수 있고, 오랜 기간 부모를 부양한 자녀가 받은 재산은 기여도 범위 안에서 반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생겼다.

숫자만 따지던 상속에서 가족 관계의 실질을 함께 보는 방향으로 이동한 셈이다.

부모를 저버린 자녀와 오래 돌본 자녀의 차이

부모와 단절한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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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의 핵심은 부양의무 위반과 기여도 반영이다. 부모와 30년 간 연락을 끊고 지낸 자녀가 뒤늦게 유류분을 청구하는 경우, 과거에는 법정 계산에 따라 일정 몫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3월 이후에는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자녀라면 유류분 상실 가능성이 열린다.

반대로 20년 간 부모 곁에서 병간호와 생활 부양을 이어온 자녀가 생전 증여를 받았다면, 그 재산 전부를 단순히 유류분 반환 대상으로 볼 수 없고 기여도 범위 안에서 반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장기 부양 자녀와 무관심한 자녀를 동일하게 다루던 기존 방식의 형평성 문제를 보완하려는 흐름이다. 상속 재산을 나누는 기준이 단순한 혈연 순서에서 실제 돌봄과 책임의 문제로 넓어진 것이다.

산술 계산 중심에서 가족관계 실질 판단으로

상속 제도 변화 흐름
상속 제도 변화 흐름 / 사진=개미금융

유류분 제도는 역사적으로 상속인에게 최소 몫을 보장하는 장치였지만, 우리 민법에서는 처음부터 들어간 제도는 아니었다.

1958년 민법은 유류분 조항을 두지 않았고, 당시에는 장남 상속분이 나머지 아들보다 50% 많았으며 처와 딸의 상속분은 차남 이하 아들 몫의 절반, 출가한 딸은 4분의 1로 차별적 구조가 남아 있었다.

유류분은 1977년에 도입됐고, 1990년에 차남 이하 아들과 딸의 상속분 차별이 폐지되며 오늘날 구조로 이어졌다. 하지만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제도 속에서도 망인을 실제로 돌본 사람과 오랫동안 단절된 사람을 같은 계산식으로 다루는 문제가 반복됐다.

헌법소원과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가 반영되며 올해 3월 새 법이 시행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제 법원은 상속 재산 확인과 법정상속분 계산뿐 아니라 기여도와 부양의무 위반 여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유류분 소송, 더 공정해지지만 더 복잡해진다

재산 상속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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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변화는 상속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동시에 유류분 소송을 더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도 크다.

과거에는 상속 재산을 찾고 법정상속분의 절반을 계산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누가 얼마나 부모를 부양했는지, 누가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는지, 받은 재산 중 어느 범위가 기여도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 된다.

이른바 효도 점수처럼 가족 내부의 오래된 감정과 생활사가 법정에서 다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부양의무를 저버린 자녀는 한 푼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고, 장기 부양 자녀는 반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그 판단은 결국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올해 3월 이후 유류분 제도는 단순한 상속 계산표가 아니라 가족 관계의 실제 모습을 묻는 제도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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