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이 있다고 끝나는 문제는 아니다”

아버지 사망 뒤 시골 토지 여러 필지가 내연녀로 알려진 여성에게 넘어갔다는 사연이 전해지며, 자녀가 아무런 유산도 받지 못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소개된 A씨 사례는 단순한 가족 갈등을 넘어 유언의 형식 요건, 법원 검인, 유류분 반환 청구 가능성이 한꺼번에 얽힌 상속분쟁으로 이어진다.
A씨와 동생은 2명이며, 부친의 생전 도박과 폭력, 생계 불안으로 모친이 자녀를 키우며 별거한 배경도 함께 제시됐다.
시간이 흐른 뒤 부친이 사망했고, 유언에 따라 재산이 여성에게 이전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A씨는 유언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자녀가 최소한의 몫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묻게 됐다.
이 사안의 핵심은 내연녀에게 재산이 넘어갔다는 충격보다, 그 이전을 가능하게 한 유언이 법에서 정한 방식과 절차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유언은 민법상 5가지 방식 안에서만 다퉈진다

유언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히 고인의 뜻이 있었다는 말만으로 부족하다. 민법상 인정되는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5가지로 정리되며, 각 방식마다 서명, 날인, 증인 참여 같은 필수 요건을 갖춰야 한다.
A씨처럼 유언의 실제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먼저 유언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법원에 유언 검인을 신청해 형식과 절차가 적법했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유언이 법정 방식 밖에서 작성됐거나 필수 요건을 빠뜨렸다면 효력 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
따라서 재산이 이미 이전됐다는 결과만 보고 포기하기보다, 유언의 형식과 절차가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먼저 따지는 것이 상속분쟁의 출발점이 된다.
유언이 유효해도 자녀 유류분은 별개로 남는다

유언이 유효하다고 해서 자녀의 권리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녀에게는 법이 보장하는 최소 상속 몫인 유류분 반환 청구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A씨와 동생처럼 직계비속이 존재하는 사안에서는 이 부분이 중요한 쟁점이 된다.
입력된 상담 내용 기준으로 법정 상속분은 해당 여성이 7분의 3, A씨가 7분의 2, A씨 동생이 7분의 2로 제시됐다. 이 수치는 상속분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어떻게 나뉘는지 보여주는 기준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유류분은 유언의 유효 여부와 실제 상속재산, 이미 이전된 시골 토지 여러 필지의 내용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하므로, 곧바로 결과를 확정하기보다 반환 청구 가능성을 검토하는 절차로 접근하는 편이 맞다.
사실혼·내연 관계보다 먼저 봐야 할 상속 절차

이번 사연은 부친이 가족과 결별한 뒤 여성과 사실혼 관계로 지냈다는 점 때문에 감정적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법률적으로는 관계의 호칭보다 유언이 어떤 방식으로 남겨졌는지, 법원 검인을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자녀의 유류분이 침해됐는지가 더 직접적인 쟁점이 된다.
A씨 입장에서는 부친 생전의 도박과 폭력, 모친의 생계 부담, 자녀와의 단절이라는 사정 때문에 상속 배제에 대한 충격이 클 수 있다.
그럼에도 분쟁 해결의 실마리는 감정적 판단보다 자료 확인에 놓인다. 유언 관련 자료, 서명과 날인 여부, 증인 관련 자료, 상속재산 목록, 이전된 토지 내역을 차례로 확인해야 유언 무효 다툼과 유류분 반환 청구 중 어느 방향으로 대응할지 가늠할 수 있다.
남겨진 자녀가 확인해야 할 최소한의 권리

아버지의 유언으로 재산이 여성에게 이전됐다는 말만으로 A씨 형제가 곧바로 상속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핵심은 유언이 민법상 5가지 방식 중 하나로 적법하게 작성됐는지, 법원 검인을 통해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유언이 유효하더라도 자녀의 유류분이 침해됐는지 살펴보는 데 있다.
이미 시골 토지 여러 필지가 넘어간 상태라면 상속재산 관련 자료와 이전 내역을 확인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 사건은 내연녀 상속이라는 자극적인 표면보다, 유언의 형식 요건과 자녀의 최소 상속 몫이 충돌하는 생활법률 문제에 가깝다.
A씨 형제가 검토할 수 있는 길은 유언 존재 여부 확인, 법원 유언 검인, 유언 방식 요건 점검, 유류분 반환 청구 가능성 확인으로 좁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