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는 사라질 제도”.. 이재명 대통령, 매매·전세·월세 3중고에 서민만 비명

“전세 축소보다 먼저 봐야 할 건 주거비 부담”

부동산 매물
부동산 매물 / 사진=AI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제도와 전세대출, 반환보증 문제를 언급하면서 임대차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전세가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인식 자체보다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화 흐름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반환보증 확대가 전세사기 피해 확대와 연결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는 제도 개선 논의의 출발점이지만, 전세를 급격하거나 인위적으로 줄일 경우 세입자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특히 전세가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전세 축소 논의는 단순히 제도 하나를 손보는 문제가 아니라 매매·전세·월세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주거비 구조 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전세 비중은 줄고 월세 비중은 거의 따라붙어

아파트 단지 전경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가 수치로 확인된다. 2017년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65.6%였지만 올해 4월에는 50.2%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월세 비중은 34.4%에서 49.8%까지 올라왔다.

전월세 비중 격차도 10년 전 31.3%포인트에서 올해 0.4%포인트로 좁혀져, 전세와 월세의 비중이 사실상 맞닿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세 물량이 줄어든 배경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기존 임대 물량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한 흐름, 무주택자의 실거주 매입, 대출 규제와 실거주 중심 시장 재편 등이 함께 거론된다.

정부는 전세 물량 감소와 전세 수요 감소를 정상화 과정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축소 압력이 더해질 경우 월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매매 14.73%, 전세 6.77%, 월세 8.99%가 동시에

부동산 매물
부동산 매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전세만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매매와 월세까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4.73%였고,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6.77%, 월세는 8.99% 올랐다.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세가격보다 7.96%포인트 높고 월세 상승률보다도 5.74%포인트 높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와 월세까지 모두 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다.

전세대출 조정 가능성이 커지면 일부 수요는 월세로 이동할 수 있고,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전셋값이 더 자극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이동하면 매매시장까지 압박을 받을 수 있어, 전세 축소 논의가 매매·전세·월세 3중고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인위적 축소보다 공급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아파트 단지 전경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세 제도 정상화 논의에서 중요한 기준은 속도와 대체 선택지다.

전문가들은 임차인의 선호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감소와 정책으로 유도되는 의도적 축소를 구분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충분한 주택 공급과 대체 주거 선택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를 압박하면 월세와 매매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로는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검토해 임대 매물을 늘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언급되고, 도시형생활주택·빌라·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공급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 수 산정 제외나 규제 완화도 함께 거론된다.

전세대출과 반환보증 구조를 손보는 논의는 필요할 수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 부족, 월세 부담 증가, 비아파트 공급 위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전세 제도를 줄이는 방향만 앞세우기보다 임대 공급 장치와 다양한 주거 선택지를 먼저 마련해야 세입자의 주거비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