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만 오른 게 문제”.. 국민연금, 9천피에 1조2250억 원 던졌다

“지수가 오를수록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야”

국민연금 3월 기준 주식 보유 현황
국민연금 3월 기준 주식 보유 현황 / 사진=국민연금 캡처

코스피가 9000선을 오르내리는 구간에서 연기금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준 16일부터 19일까지 최근 4거래일 동안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250억 원을 순매도했다.

일별로 보면 16일 70억 원, 17일 2470억 원, 18일 3820억 원, 19일 5890억 원으로 매도 규모가 갈수록 커졌고, 19일 순매도액은 2021년 9월 2일 1조483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입력됐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누적 순매도액은 2조2950억 원이며, 14거래일 중 11거래일이 매도 우위였다. 연기금 매매의 상당 부분을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 차익실현보다 국내 주식 비중 조절, 즉 리밸런싱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6월 셋째 주 순매도 1조2000억 원, 매도 강도가 달라졌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 / 사진=국민연금공단

연기금 매도세는 주간 흐름에서도 뚜렷하게 강해졌다. 6월 첫째 주 순매도는 1970억 원이었지만, 둘째 주에는 8980억 원으로 늘었고 셋째 주에는 1조2000억 원까지 확대됐다. 첫째 주와 비교하면 셋째 주 순매도 규모는 약 6.1배 수준이다.

코스피가 9000선 안팎까지 오르며 국내 주식 평가액이 불어난 가운데,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원칙상 특정 자산 비중이 허용 범위를 넘으면 비중 조절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내 주식 비중이 운용 허용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기계적 매도를 유예하는 조치를 6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고, 7월부터는 자산배분 기준이 다시 적용되는 흐름으로 정리된다. 그래서 최근 매도 확대는 유예 종료 전 국내 주식 비중을 미리 낮추려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목표 비중은 20.8%, 실질 허용 상단은 28.8%

국내 주식 목표 비중
국내 주식 목표 비중 / 사진=개미금융

국민연금은 지난달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였고, 전략적자산배분인 SAA 허용 범위도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넓혔다. 전술적자산배분인 TAA 범위까지 고려한 실질 허용 상단은 종전 19.9%에서 28.8%로 올라갔다. 겉으로 보면 매도 압력을 완충하기 위한 여지가 커진 셈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이 30%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공식 수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질 허용 상단 28.8%를 넘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코스피가 8000대 후반을 넘어 9000선에 진입한 상황에서는 국내 주식 평가액이 더 커지고, 이에 따라 자산배분 기준을 맞추기 위한 매도 필요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목표 비중 상향과 허용 범위 확대만으로도 부족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폭탄 매물보다 장기 수급 압박을 봐야 한다

기사 이해를 위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위한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장에서는 국민연금발 대규모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지에 관심이 쏠리지만, 입력된 내용상 단기 폭탄 매물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금 운용 측면에서는 하루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줄이고 장기간에 걸쳐 분산 처분하는 방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도 부담을 한 번에 몰아 시장 충격을 키우기보다 단계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추는 쪽이 시장 충격을 줄이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다만 코스피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기금 매도가 계속 변수로 남을 수 있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환율 변동에 따라 국민연금의 정확한 국내 주식 비중은 달라질 수 있지만, 코스피 9000선 부근에서 평가액이 커진 만큼 비중 조절 압력은 쉽게 사라지기 어렵다. 지금 증시의 관전 포인트는 연기금이 단기간에 얼마나 파느냐보다, 7월 자산배분 기준 재적용 이후에도 단계적 매도 흐름이 이어질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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