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시간이냐 230시간이냐, 숫자 하나가 수천억원 차이를 만든다”

서울 시내버스 업계의 통상임금 소송이 큰 분기점을 앞두고 있다. 64개 버스회사와 근로자 약 1만7,000명이 관련된 소송이 7개 법원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2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첫 1심 판단이 나올 예정이다.
청구기간과 월 기준시간을 어떻게 인정하느냐에 따라 서울버스조합이 추산한 소급액은 약 5,266억원에서 약 1조216억원까지 달라질 수 있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버스회사뿐 아니라 서울시 재정과 시민 영향도 함께 봐야 한다.
64개 회사·약 1만7,000명 소송, 27일 첫 판단

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소송은 전체 64개 회사와 근로자 약 1만7,000명 규모다. 이 가운데 서울서부지법이 27일 10개 회사와 근로자 1,793명이 참여한 10건에 대해 첫 1심 판단을 내린다.
배경에는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법리 변경이 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법리가 바뀌면서 2023년부터 진행된 서울 시내버스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게 됐다.
쟁점은 청구기간과 월 기준시간이다. 근로자 측은 청구기간을 2020년-2022년 3년에서 2020년-2024년 5년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월 기준시간은 근로자 측 176시간과 사측 230시간이 맞서고 있다.
약 5,266억원에서 약 1조216억원

서울버스조합 추산으로는 청구기간 확대가 인정되지 않고 월 230시간이 적용되면 소급액은 약 5,266억원이다. 반대로 근로자 측 주장이 반영되고 2025년 추가 청구분 약 4,950억원까지 포함되면 전체는 약 1조216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약 1조216억원은 확정된 채무가 아니다. 청구기간과 월 기준시간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며, 회사별로 평균 100억원을 넘는 부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제집행이 진행될 경우 회사 계좌나 부동산 가압류 가능성도 있다. 연료비 등 운영자금에 부담이 생길 수 있고, 대출을 통한 소급액 지급 역시 담보와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준공영제 재정 부담, 감차·요금 변수도 지켜봐야

서울 시내버스는 2004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돼 적자를 재정으로 보전하는 구조다. 대규모 소급액이 발생하면 버스회사 자체 부담을 넘어 서울시 재정지원 여부와 시점을 둘러싼 논의로 번질 수 있다.
자금 확보 방안으로 차량 감차도 거론되며, 감차 시 1대당 8,000만원 보상이 가능하다. 다만 운행 대수가 줄면 시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고, 담보 부족과 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 폐업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향후 인건비 부담이 늘면 버스요금 인상 논의 가능성도 있다. 감차와 폐업, 요금 인상 모두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므로 27일 1심에서 청구기간과 기준시간이 어떻게 판단되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개미금융의 정리
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소송은 청구기간 3년과 5년, 월 기준시간 176시간과 230시간 중 어떤 기준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부담 규모가 크게 달라집니다.
약 1조216억원은 최대 추산액이지 확정 채무는 아닙니다. 시민 입장에서는 감차나 요금 인상을 미리 단정하기보다 1심 판단과 이후 서울시 재정지원 논의를 함께 보는 것이 필요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