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도 뺏기고 41억도 날릴 판” 대법원이 제시한 매매대금 반환 기준

“계약이 무효라도 종중이 얻은 이익은 따로 따져야 한다”

부동산 매매계약서
부동산 매매계약서 / 사진=AI이미지

권한이 없는 종중 대표와 토지 매매계약을 맺었다가 계약이 무효가 되면 매수자는 소유권을 잃을 수 있다.

다만 지급한 돈이 실제 종중에 들어갔거나 종중 운영을 위해 사용됐다면, 그 범위에서는 매매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계약의 효력과 종중이 실제로 얻은 이익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고 봤다. 종중 토지 거래에서는 대표 권한뿐 아니라 대금이 어느 계좌로 들어가 어떻게 사용됐는지도 반환 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권한 논란 속 체결된 41억 8500만 원 계약

사건 개요 정리
사건 개요 정리 / 사진=AI이미지

A씨는 2014년 11월 정기총회에서 B씨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종원 C씨가 총회 결의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고, 법원은 B씨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가처분도 받아들였다.

B씨는 직무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기 이틀 전인 2015년 10월 임모 씨와 종중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약 41억8500만 원이었고, 임씨는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 뒤 B씨가 관리하는 계좌로 대금을 지급했다.

종중은 B씨가 적법한 대표자가 아니었다며 계약 무효를 주장하고 토지 소유권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임씨는 자신이 지급한 매매대금 가운데 23억 원을 반환하라는 부당이득금 반소로 맞섰다.

1·2심에서는 토지도 잃고 대금도 돌려받지 못해

아파트 단지 전경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심은 B씨와 체결한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해 종중의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를 받아들였다. 반면 종중이 법률상 원인 없이 매매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임씨의 반환 청구는 기각했다.

이 판단대로라면 임씨는 토지 소유권을 종중에 넘겨주면서도 지급한 매매대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계약 상대방의 대표 권한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토지와 대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B씨는 매매대금 등을 종중의 세금, 변호사 선임료, 소송비용, 업무추진비, 사무실 관리비와 직원 급여 등에 사용했다. 2016년 7월 직무대행자가 선임된 뒤에는 남은 종중 자금도 직무대행자에게 인계했다.

종중에 실제 귀속된 금액을 다시 확인해야

토지 매매계약 반환 기준 바꾼다는 대법원
대법원 / 사진=대법원

대법원은 원심이 매매대금의 실제 사용처를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임씨가 지급한 돈 가운데 종중 운영에 사용됐거나 직무대행자에게 넘어간 부분이 있다면, 해당 이익은 실질적으로 종중에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계약을 체결한 B씨에게 대표 권한이 없었더라도 종중이 그 돈으로 세금과 소송비용 등을 냈다면, 종중은 실제 얻은 이익의 범위에서 반환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지급한 매매대금 전액이 아니라 종중에 귀속되거나 종중을 위해 사용된 금액이 판단 기준이 된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귀속 금액을 확인하지 않고 반환 청구를 기각한 것은 잘못이라며 반소 부분을 파기했다. 사건은 수원고법으로 돌아가 실제 종중에 들어간 금액이 얼마인지 다시 심리받게 됐다.

개미금융의 정리

계약이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 가능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매수자가 낸 돈이 실제 단체에 들어갔는지, 단체의 비용으로 사용됐는지가 반환 범위를 가를 수 있습니.

종중이나 단체 소유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대표 권한과 함께 지급 계좌와 자금 흐름을 확인할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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