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44%가 불만이었다” 배달 라이더, KB금융이 따로 심사하겠다는 이유

“월 수입은 있는데 은행 문턱은 높았다”

은행으로 들어서는 배달 라이더
은행으로 들어서는 배달 라이더 / 사진=AI이미지

배달 라이더와 긱워커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배달플랫폼에서 배달정산금을 받는 라이더 51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선이 필요한 금융상품으로 대출을 꼽은 응답자는 2265명, 전체의 44.0%에 달했다.

배달 업무를 부업으로 하는 비중도 64.3%로 나타났고, 월 배달 소득은 100만원-200만원 23.9%, 200만원-500만원 29.6%, 500만원 이상 4.5%로 제시됐다.

문제는 실제 정산 소득이 있어도 금융기관의 기존 심사 방식에서는 정기 급여 소득자처럼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득금액증명과 월 실질소득 사이에 괴리가 생기고,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라는 이유로 고객 분류가 모호해지면서 대출이나 대환 과정에서 금융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정기 급여 중심 심사가 만든 라이더의 벽

배달 라이더의 모습
배달 라이더의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존 대출 심사는 정해진 월급을 받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설계된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배달 라이더, 대리운전기사, 물류업 종사자, 크리에이터처럼 플랫폼 기반으로 일감을 받고 대가를 수령하는 긱워커는 소득 흐름이 일정하지 않거나 공식 서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일부는 직장인 수준의 실질소득을 올리더라도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로 분류될 수 있고, 소득 인정 기준이 맞지 않아 대출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 설문에서 대출 개선 요구가 44.0%로 가장 크게 드러난 것도 이런 구조와 연결된다.

단순히 소득이 낮아서가 아니라, 플랫폼 정산금과 실제 업무 패턴을 기존 여신심사체계가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금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7월 1일 가동되는 긱워커 금융 생태계

음식을 들고 있는 라이더
음식을 들고 있는 라이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B금융그룹은 7월 1일부터 긱워커를 별도 고객군으로 분류하는 금융 생태계를 가동한다. KB국민은행은 여신심사체계를 개편해 플랫폼 종사자의 소득을 심사에 반영하고, 신용대출에는 비금융 대안정보와 머신러닝 기반 심사모형을 적용한다.

KB스타뱅킹 급여클럽에서는 플랫폼 정산금을 급여 실적으로 인정해 급여 이체 고객과 같은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이 변화는 배달 라이더에게 무조건 대출을 열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 서류 중심·정기 급여 중심 심사에서 잘 보이지 않던 소득 흐름을 금융권 평가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시도에 가깝다.

특히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고객까지 고려한 심사모형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긱워커 금융 사각지대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출만이 아니라 통장·통신·보험까지 묶었다

배달 라이더
배달 라이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B금융의 긱워커 맞춤형 금융상품은 대출 심사 개편에만 머물지 않는다.

3분기 중에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협업해 청년 배달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륜차 구입자금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고, 정산금 관리를 위한 KB 프리N통장은 최고 연 1.4% 금리를 제공하는 전용 파킹통장으로 제시됐다.

데이터 사용이 많은 라이더 특성을 반영한 KB리브모바일 고용량 요금제 2종, 주유·통신료·식음료 할인 혜택을 담은 KB On the Go 체크카드, 안전교육을 이수한 라이더에게 자동차보험료 5%를 할인하는 KB손해보험 특약도 함께 언급됐다.

다만 구체적인 대출 한도와 대출 상품 세부 금리, 통신 요금제 세부 조건은 원문에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개편은 모든 긱워커의 대출 승인 확대가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의 소득 구조를 금융권이 새롭게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변화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개미금융의 정리

배달 라이더와 긱워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대출 확대가 아니라, 플랫폼 정산금과 실제 소득 흐름을 제대로 인정하는 금융 심사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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