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4조 2,605억 원, 반도체 3배 ETF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자금 상당 부분이 반도체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에 집중됐다.
해외주식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점과 함께 특정 고위험 상품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미국 주식 투자자는 전체 순매수 규모뿐 아니라 보유 종목의 변동성과 환율 부담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 주식 순매수 28억 7,876만 달러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주식을 28억 7,876만 달러 순매수했다. 1달러당 1,480원을 적용하면 약 4조 2,605억 원 규모다.
같은 기간 매수액은 175억 3,263만 달러, 매도액은 146억 5,386만 달러였다. 지난 17일까지 순매수액이 19억 4,768만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약 10억 달러가 추가로 유입된 흐름이다.
단기간에 매수세가 빠르게 강해졌지만, 미국 주식 전반에 고르게 자금이 분산된 것은 아니었다. 일부 반도체 관련 종목과 ETF에 매수 주문이 집중됐다.
SOXL 순매수 1위, SK하이닉스 ADR은 2위

20일과 21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였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종목 코드에서 따온 ‘SOXL’로 불린다.
속슬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이달 전체 순매수액은 24억 3,099만 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 주식 전체 순매수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 ADR도 20일과 21일 순매수 2위에 올랐으며, 이달 누적 순매수액은 5억 9,922만 달러였다. SK하이닉스 ADR 상장과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며 관련 자금 유입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레버리지 ETF가 미국 주식 보유액 4위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속슬의 전체 규모는 52억 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주식 보유액 순위에서도 4위에 해당한다.
보유액 1위는 테슬라로 214억달러였고, 엔비디아가 168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알파벳 보유액은 82억달러였다.
개별 대형 기술주가 아닌 3배 레버리지 ETF가 보유 상위권에 포함됐다는 점은 반도체 상승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려는 투자 성향이 커졌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5월 순매도에서 6월 순매수로 방향 전환

국내 투자자는 5월 결제액 기준으로 미국 주식을 9억 3,977만 달러 순매도했다. 이후 6월에는 6억 3,296만 달러 순매수로 전환했고,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가 28억 7,876만 달러까지 확대됐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에서 1,500원대 아래로 내려온 점도 미국 주식 매수에 영향을 준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환율 하락만으로 매수 증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실제 자금 흐름을 보면 미국 주식 전체에 대한 선호와 함께 반도체·레버리지 상품으로의 쏠림이 동시에 진행된 모습에 가깝다.
개미금융의 정리
이달 미국 주식 순매수 확대는 해외주식 투자심리가 다시 강해졌다는 흐름을 보여주네요. 다만 순매수 자금이 속슬과 SK하이닉스 ADR 등 반도체 관련 자산에 집중됐다는 점은 별도로 봐야 합니다.
레버리지 ETF는 상승장에서 수익 폭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손실 변동성도 함께 확대될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 투자자는 순매수 규모만 보기보다 상품 구조와 종목 집중도, 환율 변화가 자신의 투자금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