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떨어졌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원화 가치, 17년 만에 ‘참사’ 수준

“환율은 1,400원대, 원화 가치는 더 약해져”

원달러 환율
원달러 환율 / 사진=AI이미지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대로 내려왔지만 원화의 실질 가치는 오히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가까워졌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9.90원으로 마감해 직전 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27.50원 내렸지만, 국제결제은행이 집계한 6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83.06에 그쳤다. 단기 환율 하락과 통화의 구조적 가치 회복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환율 하락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 자금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런 달러 공급은 일회성 성격이 강하고, 미국 통화정책과 중동 불안도 남아 있다.

해외여행·유학·직구 비용이나 수입 원가를 판단할 때는 며칠간의 환율 움직임보다 원화의 실질 구매력과 대외 변수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6월 원화 실질실효환율 83.06

실질실효환율 하락
실질실효환율 하락 / 샂ㄴ=AI이미지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국과의 환율과 물가를 반영해 통화의 실질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2020년을 100으로 놓기 때문에 100보다 낮으면 기준 시점보다 통화 가치가 약해졌다는 뜻이다.

원화 지수는 올해 1월 87.02에서 6월 83.06으로 3.96포인트 떨어졌고, 이는 2009년 3월 79.31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IS 조사 대상 64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일본뿐이었다. 일본은 65.30이었으며 인도네시아는 88.38, 인도는 90.15, 중국은 92.24, 미국은 107.84였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이 1,527원대까지 올라간 점과 주요국 물가·환율 변화가 함께 반영되면서 원화의 상대적 구매력이 크게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출기업 달러 매도가 환율을 눌렀다

SK하이닉스 ADR 미국 상장
SK하이닉스 ADR 미국 상장 / 사진=AI이미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내려온 배경에는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난 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에서 ADR 발행을 통해 265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이 가운데 국내 공장 건설과 반도체 장비 투자에 사용할 자금이 원화로 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현물환과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될 가능성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달러를 확보한 수출기업들도 높은 환율 구간에서 보유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이 줄면서 달러 수요가 완화된 점도 원화 약세를 진정시키는 요인이 됐다. 다만 ADR 자금이 전액 국내로 들어온다고 단정할 수 없고,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역시 환율이 더 내려가면 줄어들 수 있다.

1,400원대 안착은 아직 불확실

달러
달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환율 하락이 원화의 기초 여건까지 회복됐다는 뜻은 아니다. ADR 관련 자금은 반복적으로 유입되는 재원이 아니며, 기업의 달러 매도도 일정 수준이 지나면 약해질 수 있다. 일회성 공급이 줄어든 뒤 글로벌 달러 강세가 다시 나타나면 원·달러 환율이 재상승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달러인덱스는 101선이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6월 3.50~3.75%에서 동결됐다. 앞으로 FOMC 결정과 미국 성장률·물가 지표가 달러 방향을 바꿀 수 있고, 미국·이란 충돌과 국제유가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를 키워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낮은 상태가 이어지면 원유·가스·원자재와 장비 수입 비용이 오르고, 해외여행과 유학, 해외직구를 하는 가계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개미금융의 정리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왔다는 사실만으로 원화 가치가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6월 실질실효환율 83.06은 주요 교역국과 물가를 반영한 원화 구매력이 여전히 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죠.

앞으로 확인할 부분은 SK하이닉스 ADR과 수출기업 달러 매도 효과가 얼마나 이어지는지, FOMC와 중동 정세가 달러 강세를 다시 자극하는지이며, 환율 숫자 하나보다 단기 수급과 구조적 통화가치를 구분해서 보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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